기뻐하며 기다리라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하박국 3:17,18)
이제 내일이면 대림절 마지막 주일이지만 우리는 평생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마가복음 1:21절입니다.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하니라. 아멘. 누가복음에 보면 예루살렘의 시므온은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죽기까지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도록 운명 지어진 사람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위로는 무엇입니까. 그들에게 구원자가 임하리라는 소식입니다. 예수 그 이름은 구원자이십니다.
우리는 사실 기다림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평생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에서 하박국 선지자는 “먹을 것이 없을 지라도 구원의 하나님으로 인하여 기뻐하리로다.”고 선언합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기 때문에 기쁘다는 말입니다. 지금 비록 먹을 것이 없어도 기다리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마치 어릴 적 아버지를 기다리던 심정 같습니다. 아빠가 공무원이셨는데, 퇴근할 때면 간식을 사오십니다. 배에서는 쪼르륵 소리가 나도 배가 고파도 곧 맛난 것을 사갖고 오실 아버지를 생각하면 배고픈 줄 모릅니다. 배고픔은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기대와 행복 가운데 기다립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모든 여건이 불비하지만 곧 구원하여 주실 하나님을 믿기에 현재의 모든 것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아니 확신하였기에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에서 구원하여 주실 것이며 그의 영혼을 가장 풍요로운 것으로 충족시키실 것입니다. 오늘 대림절 마지막 주일을 앞두고 기다림의 미학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음미했으면 합니다.
최용우라는 분이 쓴 글에 보면 자신의 15년 결혼생활을 회고한 글이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아내의 모습을 한 가지만 말해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기억이 있답니다. 신혼 초 아침 8시에 출근해서 저녁 12시에 돌아오면 아내가 옥상에 올라가서 목을 빼고 자신을 기다리는 그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남편이 돌아오는 골목길을 바라보며 만삭의 몸으로 추위를 이기며 서 있던 그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어떤 때는 한 시 또는 두 시에 돌아올 때가 있는데도 옥상에서 목을 빼고 한 두 시간을 떨면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의 모습에 그냥 들어가서 기다리라 해도 막무가내였다고 합니다. 단 1초라도 남편이 빨리 보고 싶어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평생 잘해주어야지 하고 다짐하곤 했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은 그 자체로 축복입니다. 추위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인생에 설레는 기다림이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으로 삶의 의미가 충만하지 않겠습니까? 일이 성사되는 것도 축복이지만 그 일이 성사되는 것을 믿고 기다리는 것이 우리 인생의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요. 하나님은 그 기간을 잘 견디고 또 행복하도록 하기 위하여 우리에게 설렘으로 기다릴 수 있는 축복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기다림은 하나님의 축복의 선물입니다. 이 기다림이 있는 사람, 다른 말로 약속을 받은 믿음의 선조들은 그 기나긴 세월을 절망하지 않고 기쁨으로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야곱은 라헬과 결혼하기 위한 소망으로 7년을 수일같이 여기며 행복하게 그 기간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절박한 마음으로 간절히 사모하면 설렙니다. 사모하지 않으면 설레지 않습니다. 사모하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것이 짝사랑일지라도 삶에 벌써 에너지가 솟아납니다. 설렘이 있는 인생이 행복하고 복된 것입니다. 설레는 삶은 행복합니다. 가슴 뛰는 삶이 되면 우리의 삶은 회복됩니다. 기다리는 삶은 설렘을 가져옵니다. 설레는 기다림은 우리의 육체를 회복시킵니다. 설렘이 있을 때 우리의 삶은 그 기다리는 자체로도 행복합니다. 아니 기다릴 수 있는 힘이 바로 설렘입니다.
스펄젼 목사님은 히브리서 6:14절을 통해 하나님의 약속을 확신하라고 합니다. “내가 반드시 너에게 복주고 복주며 번성하게 하고 번성하게 하리라.”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이와 같은 약속을 주셨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과 하나님 사이에 우리를 향한 약속이 세워졌다는 것입니다. 창세기 28장 15절입니다.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성도에게 한 약속은 하나님이 반드시 지키십니다. 대림절의 기다림은 wait for가 아니라 ‘expect'입니다.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시간을 보내는 것, 이것이 바로 성도의 기다림이며, 이와 같은 때 기다리는 시간 그 자체가 축복입니다. 이 기대 이 희망이 우리를 일으키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며 우리의 병을 치유하리라 믿습니다. 그러므로 대림절은 희망을 품는 기간입니다. 주님은 구원자이십니다. 코로나 19가 끝나고 다시금 인류가 교훈을 얻고 더 복된 새로운 미래로 향하게 될 날이 조속히 올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성탄절 우리에게 복된 소식을 전하실 것입니다. 이 소망으로 모두가 마음에 위로와 용기와 소망을 얻어 회복되기를 축복합니다. 아멘.
주님 감사합니다. 기다릴 수 있음이 축복입니다. 소망가운데 기다림으로 그 긴 세월을 이기고 마침내 성취해내었던 믿음의 선조들의 삶을 본받게 하옵소서. 대림절의 소망으로 아픈 분들이 회복되고 복된 성탄일을 맞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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