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없는 양에게

마가복음 6장 34절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그 목자 없는 양 같음으로 인하여 불쌍히 여기사 이에 여러 가지로 가르치시더라"

남문교회 성도 여러분 참 반갑습니다. 저는 작년 12월에 부임하게 된 임예솔 목사입니다. 이번주 목요일 담임목사님 모친께서 소천하셨습니다. 오늘까지 장례절차가 진행 되는데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장례가 잘 마무리되며 목사님 가정이 주님의 위로와 평안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 부탁드립니다.

어느덧 신축년 새해의 동이 튼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이번 새해는 언제 왔는지도 모를만큼 너무나 고요히 지나갔습니다. 작년만해도 교회 종을 치고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며 온 성도가 함께 모여 산에 올라 기뻐하며 행복하게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집에서 조용히 보냈으니 뒤돌아보면 온전한 새해를 맞이하지 못하고 훌쩍 넘어가버린 것만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설렘과 기대를 가져야 할 새해에 코로나로 많은 이들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임대료까지 부담해야 해는 자영업자들이 생겨났습니다. 단절된 관계 속에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있으며 과중한 업무로 인해 죽거나 다치는 택배기사, 라이더분들도 계십니다. 이외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상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사람들이 외로운 싸움을 홀로 견디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은 별나라 사람들이 아닙니다. 나이고 내 가족이며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이웃입니다. 이렇게 암울한 상황 속에 견디며 살아가는 우리는 오늘 말씀을 통해 어떠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오늘 본문 마가복음 6장 34절에 예수님은 큰 무리를 보시고 ‘목자 없는 양’ 같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무리는 헬라어 ‘오클로스’로 이들은 당시 사회에서 배척받으며 어느곳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들을 바라보셨습니다. 그리고 목자없는 양이라 하며 불쌍히 여기시고 이들을 가르치셨습니다. 더불어 누군가 내어놓은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이 넘는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주시며 열두 바구니도 넉넉히 담게 되는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로써 서로를 향한 나눔과 돌봄이 모두가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임을 알게 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처럼 우리도 타인을 향한 관심과 돌봄을 통해 작은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지난 22일 배송 도중 뇌출혈로 쓰러진 한진택배기사 김모씨에게 고객들은 쾌유를 기원하며 응원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같이 택배기사 처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모아지게 됨에 따라 택배 과로사 방지법으로 알려진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 국회 본회의에 통과되었습니다. 타인에 대한 작은 관심이 개인적 사회적 돌봄으로 이어진 것이지요. 남문교회에서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소외된 어르신들을 돌보는 사랑나눔마켓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한동안 뵐 수 없었던 남문교회 교우분들을 위해 기도하고자 문고리 심방을 하고 있습니다. 한파와 폭설이 있는 추운겨울에도 불구하고 작은 나눔과 섬김이 남문교회 교우분들과 주변 이웃을 따뜻하게 데우길 소망합니다.

주님께서 관심과 돌봄을 몸소 보여주셨던 것처럼 오늘하루 생각나는 가족, 성도, 이웃들이 있다면 전화나 문자 또는 다양한 방식으로 안부를 물으며 사랑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전히 우리주변에는 수많은 목자없는 양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을 향한 관심과 돌봄으로 어두운 이 땅에 밝은 빛을 비추는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이 되길 소망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