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하여 보라
신명기 4장 32
“네가 있기 전 하나님이 사람을 세상에 창조하신 날부터 지금까지 지나간 날을 상고하여 보라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이런 큰 일이 있었느냐 이런 일을 들은 적이 있었느냐.”
밖에 눈이 많이 쌓였습니다. 수도가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는 가정이 많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오늘 하루 주님의 안전과 보호의 손길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과거의 어려웠던 때를 돌아보면 용기가 솟는다고 말했던 분의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샘터라는 월간 잡지에 언젠가 실린 글입니다. 강 현정 씨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뜨고 일어나려는데, 팔을 들어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손가락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누워있는 데, 다리에 점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지더라고 합니다. 신기하게도 정신은 또렷해서 더 무서웠습니다. 이제 스물다섯인 어린 아가씨는 겁에 질렸지요. 종합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 사흘 간 정밀진단을 받고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습니다. 팔과 다리가 달려 있지만, 전혀 움직일 수가 없으니 하루아침에 사지가 없어진 것과 같았습니다.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며 꿈꾸던 미래도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밥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얻어야만 먹을 수 있었고 혼자서 거동할 수 없어 화장실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여성으로서 가장 부끄러운 부분을 드러내 보이면서 수치감과 무력감으로 떨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입원하고 40일 뒤에 기적처럼 조금씩 걷게 되었지만 여전히 오른 손은 쓸 수 없어 더딘 회복 가운데 우울증까지 찾아왔습니다. 그러던 차, 아는 지인이 보내 준, 자신보다 어려운 끔찍한 사고를 이겨낸 사람의 자서전을 보고 용기와 희망을 얻어, 마침내 원하던 시험에도 합격하고 결혼하여 예쁜 딸까지 얻었다는 이야깁니다. 지금도 현정 씨는 힘들 때마다 두 팔, 두 다리가 없이 살아야 했던 그 때를 떠올리면 다시 용기를 얻게 된다고 합니다. 그녀가 용기를 회복하는 데 두 가지 통로가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의 이야기에서 그리고 자신의 어려웠던 그 때에서.
모세는 긴 고별설교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권고합니다. 이제 우리는 가나안 땅을 앞두고 있습니다. 때로는 어려움도 환난도 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 꼭 기억할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참으로 힘들고 어려웠었던 때를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지금 비록 힘들고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과거에 바로왕의 압제 가운데 온 백성이 채찍질을 당하며 고통으로 울부짖던 그 때를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그 때 하나님이 베푸신 은총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현정 씨가 그 절망적인 때를 기억하며 오늘 이 정도라도 된 것을 감사하며 희망을 품는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참으로 어려웠던 그 때를 기억하며 힘을 내라는 메시지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돌이켜보고 어려웠던 때의 교훈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감사와 겸손과 용기를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저마다 정말 힘들었던 순간들 있으시지요. 그 때를 생각하며 다시 일어서십시오. 그리고 현정 씨처럼 나보다 못하고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십시오. 저도 지금 우리의 언론과 민주화의 수준을 생각하면 절망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문득, 예전에 독재정권 아래서 숨죽여야 했던 그 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요. “이건 아무것도 아니지, 이제 더 성숙한 민주화를 위해 진통을 겪고 있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 올 한 해도, 힘내십시오. 예전에 이보다 더한 어려움도 다 이겼습니다. 예전에 겪었던 일들을 생각하니, 이 아침의 불편이 느껴지지 않는군요. 그런 상황에서 인도해 내신 주님의 은총을 오히려 감사하게 됩니다. 오늘도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는 복된 하루 열어 가시기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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